요 며칠 흉흉한 소문이 끊이지 않고 울다하 전역을 감돌고 있다. 난도질당한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되었다거나, 인간을 경매로 사고판다는 등의 끔찍한 이야기들. 분명 나나모 여왕님이 즉위하신 이후로 그런 초법적인 악행들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고 생각했는데. 소문이 너무 터무니없이 무성한 탓에 불멸대 내부에서도 이렇다 할 제대로 된 작전 명령조차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진주 거리에서 노닥거리던 남성 무리로부터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엿듣게 되었다.
“이번 콜로세움에서, 그 야만족 녀석을 묵사발로 만든다면서?”
“뭐? 왜? 꽤 인기 많지 않았나?”
“그야 왜겠냐. 더는 쓸모가 없어졌다는 뜻이지”
콜로세움이라니. 울다하 공식 투기장 외에는 따로 진행되고 있는 무투회가 없을 텐데. 게다가 야만족? 이건 그냥 넘길 수 없는 소리였다. 기척을 숨긴 채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들의 입에서 흘러나온 정보는 충격적이었다. 울다하 암시장에서 몇 달 전부터 비밀리에 불법 콜로세움이 운영되고 있었으며, 심지어 몇 명의 불멸대 간부 녀석들이 뇌물을 받으며 이를 쉬쉬해 주고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전말. 거기다, 옛 군힐드의 후예가 모종의 이유로 그 더러운 투기장에서 검투사 노릇을 하고 있다고? 이게 대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지. 더 들어봤자 의미도 없을 것 같아 등을 돌려 불멸대 본부로 향했다. 걸어가는 내내 골치 아픈 냄새가 폴폴 풍겨와 벌써 이마가 지끈거렸다. 어떻게 해야 이 썩어빠진 녀석들을 한 번에 족칠 수 있을까. 아주 재밌고도, 확실한 작전을 짜야 했다. 귀찮아지는 건 딱 질색이지만, 불멸대 고위 간부들까지 엮여 있다면 분명 나나모 여왕님이 큰 상처를 입으실 터였다.
‘하아, 이 일은 어떻게든 내 선에서 끝내야 한다.’
다짐하듯 오른손을 꽉 쥐었다.
※
“세드릭 대위님, 다녀오셨습 ··· 니까? 아니,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
세드릭의 소대원이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짙고 서늘한 기운에 주춤하며 고개를 숙였다. 세드릭은 부하의 말에 언제 그랬냐는 듯 특유의 능글맞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니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나저나, 지금 시간 괜찮아?”
“예? 무슨 일이십니까?”
“내가 방금 아주 재밌는 이야기를 들었거든.”
세드릭은 불법 투기장에 연루된 불멸대 간부의 이름을 나직하게 읊조렸다. 그리고는 눈꼬리를 휘며 부하에게 가볍게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