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azahan and Endwalker


세계 각지에서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는 와중 에스티니앙으로부터 서신이 도착해있었다. 서신에는 어떠한 말도 적혀 있지 않고, 그저 [라자한] 한 단어만이 적혀있었는데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서둘러 라자한으로 향했다. 라자한으로 도착하는 내내 여러 이상 현상들을 목격했다. 현상들에는 공통점이 있었는데, 공포에 질려 울부짖는 사람들이 검은 안개에 휘감기더니 야수가 되어 도리어 사람들을 공격한다는 것이었다. 반복해서 보이는 이상 현상에 그가 나에게 보낸 서신은 절대 좋은 의미가 아니라는 사실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라자한에는 어수선한 공기가 돌았고, 어딘지 모르게 모두 외지인을 경계하는 듯했다. 한시라도 빨리 그들과 합류해야 할 것 같아 경비로 보이는 자에게 새벽의 혈맹을 만나러 왔다고 전하자, 경비는 잠시 놀라는 듯하더니 이내 자신에게 혹시 Marcel[마셸]님이시냐 물어왔고, 그가 [마르셸]처럼 현저히 틀린 발음으로 불렀음에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안내를 따라 태수의 방으로 향했다. 태수의 방으로 걸어가는 중간중간 창틈 사이로 사람들의 불안한 눈빛들이 느껴졌다. 대체 무슨 일이지? 종말이 다가온다고 떠들어 댄 모험가의 말이 사실이었던 것인가. 그들을 만나기 전 머릿속으로 수많은 가설을 세웠지만, 어떠한 가설도 믿을 수 없는 것들만이 늘어져 더는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오른손을 꽉 쥐며 결의를 다졌다. 그리고 어느새 태수의 방문 앞에 도착했다. 우직한 문이 양쪽으로 조심히 열리자 내부에서 무언가 심각한 얼굴로 이야기하는 익숙한 자들과 그들 앞 옥좌에 앉은 듯한 거대한 용의 모습이 보였다. 용이라니, 조금 의아했지만 그 거대한 위용은 적대감 대신 이 공간의 주인이자 조력자임을 알려주는 듯했다.

커다란 문이 열리는 소리 때문이었을까. 대화의 소리가 끊기고 일제히 문 쪽을 바라보았다. 에스티니앙을 제외하고는 모두 내가 이곳에 방문했다는 사실에 놀랐는지 두 눈을 크게 뜨고는 당황한 기색으로 나를 바라볼 뿐 서로를 말 없이 서 있다. 이내 침묵을 깨는 에스티니앙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여어, 왔군. 설명하려면 긴데·· 대충 도움이 필요해. 멍하니 서 있지 말고 와서 이야기 들어. ‘

그의 여전한 태도의 웃음이 나오려는 걸 참고 그들에게 다가가 있었던 일과, 앞으로의 일들을 전해 들었다. 종말이라 ··· 뭐 하나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 뿐이었지만 그들의 표정과 분위기 그리고 앞서 보고 온 현상들이 현재 하는 이야기가 사실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제 앞으로 무엇을 도와주면 되는지 실질적으로 물어보자, 영웅이 말을 이어갔다.

‘ ─────’


영웅의 말을 듣고, 밖으로 나오자 갑자기 구해 달라는 비명과 함께 웅성거리는 소리와 어수선한 발걸음 소리가 저 멀리 광장에서 들려왔다. 너나 할 것 없이 다들 광장으로 뛰어 갔고, 이곳에 오면서 본 현상을 다시 한번 목격하게 되었다. 아이의 아버지로 보이는 자가, 야수가 되더니 사람들을 공격하려고 들었고, 무기를 꺼내 들었다.

캉─ 하는 소리와 함께 대검과 야수의 발톱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리자 새벽의 혈맹 역시 분주해지고, 붉은 머리의 미코테 남성의 지휘 아래 계속해서 등장하는 야수들을 하나둘 쓰러트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어느 정도 정리 됨에 따라 숨을 고르고 무기를 휘둘러 피를 털자, 옆으로 붉은 머리의 미코테 남성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 듣던 대로 실력이 상당하군! 영웅이 튀어 나가는 그쪽을 말리지 않은 이유를 알겠어. ‘

말을 걸어온 붉은 머리의 미코테 남성은 누군지는 알지 못했지만, 영웅이라는 말에 그와 친분이 있는 사람인 것 같아. 들고 있던 무기를 등 뒤로 집어넣고는 정중히 인사를 청했다.

‘ 정식으로 소개가 너무 늦었군. 마셸이라 하네. 그나저나 그쪽의 지휘도 꽤 훌륭하더군. 이런 일엔 익숙한 건가?’

남성은 당황하더니 이내 손사래를 치며 자신은 별로 한 것 없다며 정식으로 자신을 소개했다.